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38)
세상을 바꾼 27개 단어.....퍼온글 미국 뉴욕 주의 롱아일랜드 해안의 존스비치 공원. 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가로지르는 약 3m 높이의 다리가 놓여 있다. 약 3.5m의 버스가 지나지 못할 만큼 낮은 높이다. 당연히 버스를 타고 공원을 지날 수는 없다. 도대체 다리를 왜 이렇게 낮게 놓았을까? 이유는 '흑인이나 가난한 사람이 절대 공원에 다가올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단다. 이들이야 말로 버스의 주된 승객이지 않던가. 설계자의 심술을 깨닫지 못한다면 가난한 자들은 자연스레 소외당할 수밖에 없겠다. 왜 자기들이 '대중을 위한 공원'에 좀처럼 발걸음 안 하는지를 알 턱이 없으니, 분한 마음조차 들지 않을 테다. 장면을 바꿔 보자. 1960년대 미국 하버드 대학 졸업식, 어느 법대생이 나와서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우리의 거리는 혼란에 빠..
꺼꾸로 보는 고대사...박노자(퍼온글) '평화의 민족.' 우리는 늘 이렇게 배웠다. '단군' 이래 반만 년의 역사 동안 한민족은 한 번도 외국을 침략해 짓밟은 적이 없었다고. 물론 미국의 베트남 침략에 동참한 사실이나, 윤관이 수천 명의 여진족을 살상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은 사실은 '파병' 혹은 '정벌' 등의 수사에 가려졌지만…. 이렇게 '제국주의자의 희생자'이자 '평화의 민족'이 사는 한반도의 남쪽에 난데없이 '제국'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TV 드라마는 가장 대표적인 예다. 고구려 제국, 신라 제국에 이어서 최근에는 가야 제국, 백제 제국이 등장했다. 경상도의 한 구석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고대 국가를 놓고 '제국'이라는 딱지를 붙이다니…. 과연 이들 한반도의 고대 국가는 제국이었을까? 예를 들자면, 고구려는 어땠을까? 정말로 ..
희망의 인문학...퍼온글 왜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가난하게 사는가? 이 해결되지 않는 질문 앞에서 의 저자인 얼 쇼리스는 한 가지 답을 제시한다. "현대 사회의 빈곤은 물질적 결핍과 숱한 도덕적 좌절이 겹쳐져서 만들어진 복합성 그 자체"라고 정의내린 후, 그는 "전적으로 소득에만 기초한 빈곤선은 중산층의 삶을 발견한 사람들로부터 빈민을 가려내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가 참석한 향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리스토데모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던 아폴로도로스가 길 위에서 만난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액자 형식의 작품인 에서, 정작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것은 소크라테스가 아니라 그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나눈 여사제 디오티마였듯이, 얼 쇼리스 역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어떤 여성의 입을 통해 전달한다. 그는 비..
반도체 산업의 빛과 그림자(퍼온글) 고(故) 이병철 회장 시절, 삼성이 일본 전자업체인 샤프에 직원들을 보냈다. 반도체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직원들이 돌아온다는 보고를 받던 중 이 회장이 역정을 냈다. "이 사람들이 정신 나갔구만! 같은 비행기로 귀국하겠다니 무슨 소리야! 한 사람씩 다른 비행기를 타고 와!" 행여 비행기가 추락하기라도 하면, 애써 배운 반도체 기술까지 함께 물에 잠긴다는 이야기다. 라는 책에 담긴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고인데, 이병철 회장의 꼼꼼한 성격을 드러내는 일화로 소개돼 있다. 물론, 다른 시각도 가능하다. 이윤을 낼 수 있는 사람만 귀하게 여긴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런 야박함은, 기업인의 숙명일 게다. 재벌 회장이 직원들의 비행기 일정까지 직접 챙기면서 일궈낸 반도체 산업. 거기서 열매를 거두..
제발 "어떻게"를 말고 "왜"를 묻게해라...퍼온글 때는 한 낮, 어부는 게으르게 잠만 잤다. 일 해야 하는 시간에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보다 못한 관광객이 말을 건넨다. "할아버지, 고기잡이 안 나가세요? 해가 높이 떴는데." 어부는 말한다. "벌써 새벽에 한 번 다녀왔네.", "그럼 또 한 번 다녀오셔도 되겠네요?", "그렇게 고기를 많이 잡아 뭐하게?", "그럼 낡은 배를 새 것으로 바꿀 수 있잖아요? 물고기를 더 많이 잡을 수 있고요.", "그러면?", "더 큰 배를 사서 사람도 부리지요. 돈도 더 많은 벌 테고.", "옳지. 그러고 나면 뭘 하지?", "할아버지는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누워서 지내실 수 있어요." 마침내 어부는 답한다. "지금 내가 바로 그렇게 잘 지내고 있다네." 고병권의 (너머학교 펴냄)에 실린 이야기다. 세상에는..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퍼온글 한 점을 중심으로 반지름이 다른 무한한 수의 원을 그릴 수 있듯이, 길은 얼마든지 있다. 구체적 인간이든 추상적 인류든 삶 자체가 여행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자신이 선택하는 방향이 길이요, 제각각 발걸음을 내딛는 곳이 길이다. 그래서 길에는 양극단의 두 종류가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과 누군가 지나간 길이다. 사람들은 흔히 가지 않은 길을 선호하고 권장한다. 개성과 창의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제도화된 과정에서는 누구나 못 가서 안달인 탄탄대로를 고집하는 이중성을 드러낸다. 일류 학교나 유명한 대기업이 그 예다. 지상에 난 물리적인 길에 한정하여 보면, 가지 않은 길은 탐험가나 모험가의 몫이다. 그 밖에 여행이라 부르는 모든 행위는 이미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정수일 지음, 창..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이나모리.. 일본 경영자들에게 존경받는 경영자를 꼽으라 하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마쓰시다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 그리고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등 3인이며 그들을 가리켜 흔히 3대 경영의 신이라고도 한다. 금일 소개할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라는 책은 위에서 언급한 교토식 경영의 대표주자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교토세라믹) 전회장의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이나모리가 젊은 경영자를 육성하기 위해 만든 경영모임인 ‘세이와주쿠’의 회원들이 직접 보내 온 회사 경영상의 애로점에 대한 해법을 정리한 책이다. 다양한 업종과 규모의 사장들이 보내온 회사의 확장, 흡수/합병, 마케팅 전략, 인사제도 등의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솔루션을 건별로 제공하고 있는 소위 기업경영의 ‘케이스 스터디’와 같은 책으로 이해하면 좋을 ..
강한 현장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 포스코의 성공신화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 "혁신"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은 어디일까? 구글? 애플? 닌텐도? 혁신의 대표적인 기업을 떠올릴 때 굴뚝산업의 상징인 제철산업에서 한 우물을 파온 포스코를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포스코가 지난 42년간 줄곧 흑자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끊임없는 혁신의 추구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작가가 아닌 실무진들이 기록한 내용이기 때문에 도입부의 과장된 표현들이 약간 거슬리는 것은 사실이나, 뒤로 갈수록 그 안에 녹아 있는 생생한 현장의 열정이 느껴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포스코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혁신이란 실리콘밸리의 벤쳐기업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굴뚝산업에 속한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