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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이나모리..

일본 경영자들에게 존경받는 경영자를 꼽으라 하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마쓰시다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 그리고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등 3인이며 그들을 가리켜 흔히 3대 경영의 신이라고도 한다.
금일 소개할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라는 책은 위에서 언급한 교토식 경영의 대표주자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교토세라믹) 전회장의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이나모리가 젊은 경영자를 육성하기 위해 만든 경영모임인 ‘세이와주쿠’의 회원들이 직접 보내 온 회사 경영상의 애로점에 대한 해법을 정리한 책이다. 다양한 업종과 규모의 사장들이 보내온 회사의 확장, 흡수/합병, 마케팅 전략, 인사제도 등의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솔루션을 건별로 제공하고 있는 소위 기업경영의 ‘케이스 스터디’와 같은 책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책속의 자세한 내용을 논하기 전에, 이나모리와 교토식 경영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교토식 경영은 독창적인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온 일본전산, 니치콘, 교세라 등 교토기업의 경영방식을 일컫는 것으로 일본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과 수익을 창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다.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의 판로보다는 제한적인 교토라는 지역적 특성 탓에 글로벌 시장에 빠른 시기에 눈을 돌렸고 비교적 강성인 교토지역 노동자 덕에 노동자와의 상생을 통한 노사협력 역시 비교적 빠른 시기에 정착됨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일본전통적인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아닌 수평조직과 유기적/유연한 조직운영을 통해 경영의 스피드를 강조한 경영방식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개성으로 똘똘 뭉친 경영자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교토식 경영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 바로 이나모리 前회장으로 27세 때 전자부품 회사인 교세라를 창업하고 매년 기록적인 수익률과 매출액을 올리며 세계 100대 기업으로 키운 일본 벤처기업의 선구자라고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필자 역시 그러한 이나모리의 명성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던 바, 그 본질에 숨겨있는 이나모리의 저력과 전략에 대한 궁금증으로 한 장 한 장을 읽어 나갔다. 하지만 엔지니어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기술력하나로 창업한, 다른 창업자와 시작에서 큰 차이가 없으며 마쓰시다의 경영철학과 같이 심오하지도, 구미 스타일의 경영자처럼 최신 경영기법을 채택한 발 빠른 경영자도 아니었다.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며 이를 위해 매출은 최대로 경비는 최소로’라는 아주 간단한 원칙 하에서 그러한 단순한 원리와 목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조직운영과 동기부여에 대한 명료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만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그가 준 메시지는 단순함과 명료함 그리고 일관성의 매력이었다.

▶ 기업경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영철학 : 회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는 경영자의 경영철학에 따라 기업경영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항상 강조하였다. 하지만, 그의 철학의 기반은 다른 일본의 경영자처럼 철학적이지도 심오하지도 않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가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정립하게 된 계기 역시 본인의 반성에 기인하고 있는데, 지속적인 처우상승을 원하는 종업원들과의 갈등을 통해 회사의 존재의 의미는 ‘본인의 저력과 기술력을 세상에 알리는’ 지극히도 이기적인 목적이 아니라 ‘전 직원의 행복을 기반으로 인류와 사회에 공헌한다.’라고 하는 새로운 경영이념을 깨닫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그는 만든 새로운 경영이념은 직원들의 요구에 못 이겨 직원들 복지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회사의 목표와 비전달성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지기 바라며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만의 정신적인 철학을 가다듬는 기회가 되었다.

▶ 철학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기업경영의 성패에 대한 그의 관점은 너무나 명료하다.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제대로 된 회사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지나치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직원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고 그들이 그만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독려했다. 더욱이 그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원칙 또한 너무도 간단하다. ‘매출은 최대로, 경비는 최소로’라는 원칙이었다.
10%라는 이익률은 단순히 숫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나 직원들의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고 이야기하였다. 우선 10%라는 이익률을 달성한 후에 다른 일을 고민하라고 강조한 바 있으며, 이익률이 10%가 안 되면 회사를 때려치우겠다는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경영지속의 마지노선을 바로 10%라는 수익률에 둔 것으로 경영철학과 비전의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양적 목표를 정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나모리 사장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한 가지 사업만 고수하다가는 시장에서 내 몰리기 십상이라고 주장하였다. 한 가지 사업에 모든 운명을 걸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그답게 중소기업인 들의 신사업 확장계획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는데 신사업 전개에는 엄청난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를 위해서 기존의 사업을 고수익 체질로 만들어서 향후 신사업에서 손실을 입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재무구조를 완성해야 함을 신사업 전개의 사전고려요인으로 못 박았다.
이나모리의 명언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낙관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며, 낙관적으로 실행하라”가 그것인데, 항상 기획할 때에는 가능성을 보고 크게 구상하되 실제 계획 단계에서는 모든 리스크를 감안하여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때에는 성공의 가능성과 희망을 가지고 실행하도록 독려했다.

▶ 이나모리 경영론 (1) : 회사는 혼자 굴러가지 않는다. “노사가 아닌 가족이 되어라”

이나모리가 창업하기 전 몸담았던 쇼후공업이라는 회사는 노사대립이 극에 달했다. 노사간의 끊임없는 대립의 결과로 실적 역시 참담하였으며 이나모리가 교세라를 창업한 이후에도 노사대립은 지속되었다고 한다. 이나모리는 노사가 대립한다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확신하에 모든 직원이 회사를 일치단결하기를 진심으로 빌었으며 그를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쏟았다.
그가 모델로 삼은 것은 바로 ‘가족주의’였다. 경영자와 직원들이 상호 대립관계가 아니고 부모자식,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를 맺고 서로 돕고 위로하며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도록 한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는 주기적으로 회식을 열고 이를 통해 종업원과의 일체감과 신뢰관계 형성을 도모하였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술을 주고받으며 밤새워 인생과 일을 이야기하면서 한 가족이라는 의식을 가지도록 노력하였다.

▶ 이나모리 경영론(2) : 돈 보다는 비금전적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에 주력하라

한편 이나모리는 대부분의 기업에 활용되고 있는 성과주의 보상제도와 성과연동형 급여를 경계했다. 실적에 따른 급여제도가 설정될 때는 누구든지 실적이 나쁘면 급여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실제로 급여가 줄어들면 감정적으로 변하게 마련이며 그것이 인간의 본성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조직단위 실적연동형 급여 역시 직원들의 마음을 어지럽힌다고 하였는데, 아무리 열심히 하여도 조직특성상 실적이 오르지 않는 사업부문의 경우는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보상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흐트러짐을 경계해야 한다고 하였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기업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종업원 전체적으로 급여를 삭감하여 고통을 분담하고 향후 상황이 호전되면 보충해주는 방식을 택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이런 원칙에 따라 교세라에서는 실적배분을 토대로 한 성과급은 일절 만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비금전적인 수단으로 동기부여를 꾀하였고 열심히 일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직원들에게는 공개적으로 명예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취하였다. 능력이 있는 직원에게 많은 급여를 주고 언제라도 싫어지면 그만 두어도 좋다는 식은 철저히 경계한 것이다.

▶ 이나모리 경영론(3) : 주인의식을 가진 아메바 조직을 키워라

그는 종업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탓하는 경영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오너고 직원들은 하수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마차에 비유한다면 경영자 혼자 마부 석에 올라타고 직원들이 말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마부는 다급하게 채찍을 휘두르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말들을 허둥대기 마련으로 경영자는 마부 석이 아니라 직원과 함께 말을 끌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교세라에는 유명한 아메바 경영이 있다. 회사의 조직을 아메바라고 불리는 소집단으로 나누고 각 소집단마다 리더를 두어 그 조직에게 경영의 전반을 맡기는 것이다. 리더는 회사방침에 기초하여 그가 속한 조직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조직을 이끌도록 하는 운영방식으로 각 분과별 아메바 조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메바 조직 내에 리더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경영자와 같은 의식을 갖고 경영에 참가하는 ‘전원 참가형 경영’을 실현하고자 노력하였다. 고수익 경영은 직원들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목표를 향해 하나가 되어 의욕을 불태우는 집단이 되었을 때 가능하다는 그의 오랜 철학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
이나모리는 직원들도 경영자와 같은 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인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는데 직원들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도록 회사를 작은 부문으로 나누어 개별 경영을 담당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성과가 생기면 보람과 기쁨을 함께 느끼게 됨에 따라 애사심과 사명감은 한층 오르고 신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고 역설하였다.
조직 내 부진자에 대한 관점도 그의 인재관이 잘 나타나는데 이나모리는 회사를 믿고 열심히 일하는데도 성과가 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도 명확한 자세를 취했다. 회사를 성에 비유한다면 직원은 성벽이며 돌이 크고 단단한 것도 있지만 작고 볼품없는 돌도 그 사이를 메우고 있다. 능력은 작은 돌처럼 부족하지만 인간성이 훌륭하고 주위 사람들은 한데 모으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조직 전체가 근육질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인재임을 이야기하였다. 한 사람의 핵심인재도 중요하지만 조직 전체가 성공을 위해 매진할 때에는 전 종업원의 일치단결이 보다 중요함을 강조한 대목으로 이해할 수 있다.

▶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이나모리의 꾸짖음

지금까지 ‘세이와주쿠’의 경영자가 제시한 자문은 재무, 마케팅, 인사 등 다양했지만 이나모리의 솔루션은 의외로 간단했다. 요약하자면, 명확한 경영원칙과 수익목표달성이라는 질적, 양적으로 명확한 비전과 의사결정의 주요 기준점을 가지고, 노사간의 화합, 직원들과의 일체감 형성, 조직목표 달성을 위한 유기적 조직체 구성과 이를 통한 목표달성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그에게서 배울 점은 MBA 케이스 스터디에서나 나올법한 인과관계의 단기적인 경영기법이 아니며 전체적인 경영 측면에서의 종합적인 사상과 대응법을 강조하였다.
그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이익이 최선이다. 비용을 줄여라. 10% 이상 이익률을 얻을 수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는 요지는 어쩌면 질적요소를 강조하는 일본식 경영자에게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 지겨울 정도로 들을 수 있었던 이익 지상주의는 이나모리의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이익률의 제고와 지속적인 성장몰입의 배경에는 일본식의 인본주의 사상, 노사화합과 가족주의 경영을 통한 일체감 형성, 금전적 성과주의 보다는 명예와 자부심 제고 등 인간적인 노력과 배려가 방법론으로 숨어있음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그가 그렇게도 집착한 숫자로서의 지표는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그는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온 힘을 쏟았지만 반대로 사업부문의 수익성과 손익에 대해서는 정량적 수치보다는 산출한 부가가치와 직원들의 노력을 더욱 중시하였다고 하는데 그 역시 결과는 숫자에 불과할 뿐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역설적으로 기업경영의 기본철학, 종업원과의 단결과 일치, 비금전적 보상과 유기적 조직문화 구성에 대한 성공의 보증수표를 10%라는 가시적인 수익률의 지속적 달성을 통해 성공의 공식으로 증명해 보이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가족중심 경영을 통한 일본경영의 평가는 버블경제 붕괴를 통해 일차적인 고비를 맞았다. 그리고 최근 경제부활 실패와 일본을 대표기업의 실적악화를 통해 두 번째 위기를 맞고 있다. 재무적 지표와 단기적인 실적을 부르짖던 미국식 방식과 조직과 사람 중심적인 일본 전통적인 경영방식을 혼합한 ‘이나모리의 꾸짖음’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