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은 좀 늦었다.
아내와 아이 학교 문제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늦은 것이다.
아이가 좀 더 공부를 잘하고 싶다고 하여 학원을 보내는 문제 때문이다.
현재도 그럭저럭 하는 것 같고 빙혼 학창 시절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해 볼 생각도 없는
예방 학습을 위하여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하여 보내주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모처럼 거액(?남들은 평범한 돈일지라도 거지 빙혼은 거액으로 보임)의 월급을 받아
밀린 학비 떼고, 보험료는 50%만 냈어도 생활비 자체가 빡빡한데 체험학습이라고 하여
거액이 필요한 것을 알고 여행을 안 가겠다는 아이를 거꾸로 달래어 여행을 보내기로 하였는데
그 와중에 다시 학원비를 내야 하니 아내는 답답한 마음에 빙혼을 붙잡았던 것이다.
문제는 아이가 공부를 하는데 있어 돈이야 어쩔 수 없지만 아이가 여행을 가는데 있어
명품 여행 가방 이야기를 꺼냈는지 "아이가 정말 속창아리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니
아내에게 미안 하고 이전 아내의 불치병 허영심이 유전이 되었다는 것에 슬플 뿐이다.
새벽에 일어나 무거운 이야기를 듣고 출근을 하려니 몸도 마음도 왜 그리 무거운지.
이래서야 무슨 <카이신 경영>을 할 수 있겠나? 내 자신 자체가 "뿌능카이신"인데..
몸이 자지러지는 중이다.
어제도 공장에서 10시 다 되어 나와 집에 돌아 와 씻고 나니 저녁 1130이 되었고
엎드려 잠시 노트북을 꺼내놓고 만화책을 폈는데 1페이지 읽기도 전에 기절을 하였다.
요즘은 눈을 뜨면 항상 0510~0530분 정도이다.
확 졸음을 떨치고 일어나면 좋겠지만 육신이 따라주지를 않아 뭉기적거리다가 일어나
씻고 나면 0600시 밥을 안 먹고 나오면 아내가 화를 내니 억지로 숟갈을 잡아 몇 술 뜨고
택시를 잡아타고 공장을 향하는 일이 벌써 한 달 반이 되어간다.
택시비 물론 안 준다. 치사하지만 그냥 다닌다.
그래야 나중에 그만둘 때 덜 미안하기 때문이다.^^;;
통신비도 안 준다고 한다. 이번 전화비 떨어지면 돈이 없다고 전화 불통을 만들 것이다.
아쉬우면 메일로 연락하라고 하면 될 것이고, 월급쟁이가 아쉬울 것이 뭐가 있을까?
총경리에게 말을 했었다.
임시적, 일시적인 성과를 보고 싶냐고?
그럼 그만한 대가를 반드시 치루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내가 버티고 있을 동안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가 있는데
아마도 내가 그만두면 그러한 것들이 모두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그런 방법은 가장 나쁜 놈들이 써 먹는 방법인데 내가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게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 효과를 추진하지 않는 대신에
체질을 바꾸어 내가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유지 가능한 관리체계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조직을 살펴보고 새로운 사람을 데려 와 조직을 확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있는 인원들의 능력을 살펴보고 적재적소에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 첫 번째 일이고
두 번째는 배운 적이 없는 관리에 대한 개념을 매일 하나 이상 사례를 들어 반복적으로
정신교육 및 현장에서 실전교육을 시키고 있었는데 어제 빙혼교 교도 생산과장이 찾아왔다.
얼굴에는 미소와 웃음이 넘치는 모습으로 찾아 와 신기한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최근 생산관리, 공정관리, 인원관리, 장비관리, 지그관리, 현장자재관리, 불량관리, 일정관리
그리고 생산성 향성과 품질 향상, 개선활동, 예방조치에 대하여 매일 매일 실전으로다가
현장에서 발생되는 것을 보고 직접 하나씩을 전수해 주고 있는 빙혼교 교도 생산과장이다.
"이론을 알아야 실전에 강하다"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온몸으로 체험을 하면서
부지런히 생산관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면서 매일 하루 2~3차례 대화를 나눈다.
이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이, 보이지도 않았던 일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오늘도 4건을 개선하였다고 하면서 개선 현황을 설명을 하면서 스스로가 대견해 한다.
현장의 공정 개선을 하려면 주댕이로 떠들고 발대식하고 돗도 모르는 외부전문가들이 와서
교육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특히 주임급 이상의 관리자들이
"현재 상황을 관광객처럼 구경하는 것처럼 망원경처럼 쳐다보지 말고
식물 세포 연구소 직원들처럼 현미경처럼 작업현장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빙혼이 즉시 어떤 작업에 대한 개선 포인트를 알려주면서 접근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첫째 가장 이슈가 되는 불량이 발생되는 특정 작업 앞에서 30분 이상 말없이 그저
묵묵하게 작업자가 작업표준서에 따라 작업을 하는 것을 지켜보아라.
둘째 작업자의 동작을 반드시 작업순서대로 분석을 해 보아라.
셋째 앞뒤 또는 옆 동일한 작업자의 동작을 분석하여 비교해 보아라.
넷째 반드시 초보자와 숙련공의 동작을 비교 분석해 보아라.
다섯째 ST를 올바르게 이해해야만 개선이 가능하다. 즉 주작업시간과 준비시간을 나눌 줄
알아야 하고 먼저 주작업시간과 준비작업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여섯째 준비작업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장 쉬운 생산성 향상이다.
일곱째 주작업시간을 줄이는 것이 공정개선이며 이 역시 생산성향상인데 돈이 좀 들어간다.
여덟째 개선의 목적은 품질 향상 또는 생산성 향상이기 때문에 개선을 한다고 현재보다
품질이나 생산성이 낮아지면 개선의 효과가 없는 것이다.
아홉째 일상관리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관리기준을 설정한 후에 접근을 해야 한다. 등
20여가지를 매일 반복해서 들려주었더니 아 글쌔 어제 처음으로 스스로 눈이 열리면서
오전에 아주 간단한 개선 2가지 만으로도 생산성을 20%나 향상시킨 것을 자랑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현장에 왜 이렇게 개선할 것이 많느냐?며 이제는 집에 가도 잠도 안 오고
오로지 개선할 것만 눈에 보이고 생각이 나고 몸은 하나인데 언제 다 개선을 하느냐?
푸념 아닌 푸념을 하면서 현재 복잡, 혼란한 머릿속을 정리해 달라고 하여 부탁을 한다.
그래서 "업무파악, 업무분석, 업무 정리"애 대한 업무의 3정5행하는 방법을 전수하니
또 다시 빙그레 웃으면서 6월 말까지 일단 하는데 까지 개선을 한 뒤 술 한 잔을 청하고
자기 인생의 영원한 사부님으로 초빙을 하겠다고 하여 빙혼은 흔쾌히 허락을 하였는데
만족한 얼굴로 보람찬 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생산과장의 앞길에 축복을 해 주었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빙혼의 관리 방식이다.
큰소리를 치지 않고 웃으면서 스스로 혜안이 열리도록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지 몰라도 일단 발을 들여 놓았으니 결과는 노력이 말해주겠지.
피곤하여 아침부터 목이 다 잠긴다.
정말 엉망진창이라서 어느 것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고객이 수시로 방문을 하고 고객들 심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개선이 아닌 임시방편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일만으로도 너무 벅차다.
후다닥 오늘 또 6월 월급을 위하여
영혼을 팔아 육신의 배고픔을 메꿀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