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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Good to the Grea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 콜린스의 필독 경영 명저

2015.09.01. 13:39

 

 

가장 많이 사랑받아 온 비즈니스 서적

 

경영서 중 가장 널리 읽힌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 감명받았다는 사람도 주변에 꽤 있었고, 비즈니스 서적을 읽다 보면 이 책에 대한 언급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나도 이 책에 경도돼 G2G(Good To Great) 프로젝트를 하는 기업을 경험한 적이 있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 위대한 기업의 특성을 밝혔다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는 위대하지 않은 기업이 위대해지는 비결을 밝힌 책이다. 당연히 사람들이 더 관심있어 하는 내용이겠다. 난 지금 위대하지 못해서 고전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위대해질지 알려준다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데이터에 근거하여 위대한 기업의 비밀을 밝히는 짐 콜린스의 역작

 

짐 콜린스 책의 특징은 방대한 자료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 근거 있는 결과물을 제시해준다는 데 있다. 지금 유행하는 빅데이터나 데이터 과학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분석자의 성향과 관점에 따라 분석 결과는 상이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면에서의 약점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데이터 위주로 여러 사람이 객관적인 관점을 견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분석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경험과 지식,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주관적 견해가 반영되는 건, 한 권의 책으로 나오면서 요구되는 일관성과 흐름의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기도 하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의 특성

 

그렇게 짐 콜린스는 위대하게 도약한 기업의 특성을 대략 여섯 가지로 간추리고 있다.

 

규율 있는 사람들

1. 단계5의 리더십

2. 사람 먼저... 다음에 할 일

 

규율 있는 사고

3.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라

4. 고슴도치 컨셉

 

규율 있는 행동

5. 규율의 문화

6. 기술 가속 페달

 

 

 

아, 참 멋지게 정리했다. 처음에 나오는 단계5의 리더십부터 뭔가 다르다. 통속적이지 않고 뻔하지 않다.

 

 

열심히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는 내 지론과의 일치점을 여기서부터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좋은 회사들은 레벨4 리더십으로 몰아붙이며, 성공적인 경우도 많다. 그 성공이 바로 위대함의 결정적 장애물이 된다. 위대한 기업의 접근은 시작부터 뭔가 다르다.

 

Good is the Enemy of Great

 

이 책은 사실, 제목만 잘 이해해도 본전(?)은 건질 것 같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다. 좋은 것은 큰 것, 거대하고 위대한 것의 적이다. 그나마 좋은 게 좋은 거면 좋겠는데, 지금 세상은 좋은 데서 머무르는 게 더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결국은 좋다 말게 된다. 위대함으로 가야만 살아남는다. 위대함은 사치스런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사람 먼저.. 위대한 기업의 예외없는 법칙

 

이 책이 참 멋진 건, 버스를 어디로 몰까 결정하기 전에 좋은 사람들을 버스에 먼저 태우라고 강조한 점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그 전에도 없지야 않았겠지만, 짐 콜린스처럼 확신을 가지고 이를 강조한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을 듯하다. 그가 자신있는 이유는 데이터를 분석했고, 데이터가 예외없이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긴 시간을 대상으로 해서, 최신기술로 무장한 신흥 강자들이 제외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15년간 위대하지 않았다가, 축적과 도약을 통해 위대한 시기를 15년 이상 지속한 기업들을 모두 뽑아내서 분석한 건 대단하고 대담한 시도였다. 시도 자체가 참 위대하다. 11개 회사라는 많지 않은 표본이지만, 그게 표본이 아니라 해당되는 모든 회사라는 점에서 그 선택과 분석은 의미가 축소될 수 없다.

 

규율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규율있는 사고와 행동을 한다

 

버스에 좋은 사람들을 태우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규율 있는 사람들은 규율 있는 사고와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경험과 지식은 기를 수 있지만, 이런 기본적인 성향은 가르쳐서 몸에 익히도록 만들기가 참 어렵다. 관리와 통제로 이 규율이 만드는 것 역시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기업들은 참 어려운 일들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버스에 좋은 사람들을 태우기만 하면, 그들이 알아서 규율 있는 사고를 하고 규율 있는 행동을 할텐데 말이다. 규율은 쥐어짜고 채찍질해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알아서 하지 않는 사람들을 때리고 얼러서 어느 하세월에 위대해지겠는가.

 

스톡데일 패러독스, 냉혹한 인식과 긍정의 모순된 조화

 

모순된 두 가지를 동시에 지속적으로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라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말이 생각나는데, 레벨5 리더십도 그렇고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는 위대한 기업의 특성에서도 같은 맥락을 발견할 수 있다. 짐 콜린스는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는데, 스톡데일은 베트남전에서 8년 간 포로생활을 했던 사람이다. 그는 반드시 이 포로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강한 긍정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것이 결국 성공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낙오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낙관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현실의 냉혹함을 직시하지 않은 낙관은 결국 절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강한 긍정과 희망, 그리고 냉혹한 현실 인식이 동반될 때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교활한 여우를 이기는 우직한 고슴도치 컨셉

 

고슴도치 컨셉도 재밌다. 여우와 고슴도치를 비교하며, 간사하고 교활한 여우가 우직한 고슴도치를 이길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 인간사는 좀 더 복잡해서 한 가지로는 부족하고, 세 가지 정도는 알아야 하나보다.

 

 

고슴도치 컨셉 (Hedgehog Concept)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BHAG)를 어디에 세워야 하는가

 

지식과 경험, 시장 변화에 따른 임기응변으로 위대한 기업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깊은 열정을 가진 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것 이 세가지 원에 집중해서 힘을 모을 때 성공의 문이 열린다.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BHAG)는 이 세 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야 한다. 새로운 선택을 할 때도 이 기준을 벗어나면 하지 않아야 하고, 이 기준에 들어오는 것은 온 힘을 다해 해야 한다. '평생에 단 한 번의 기회라 해도 세 원 안에 들어맞지 않으면 나와는 무관한 일'이어야 한다고 짐 콜린스는 선언한다. 기술이나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기술은 도약을 만들어 내는 최초 동인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짐 콜린스의 분석이다. 기술은 '추진력의 발동기가 아니라 가속 페달'로 활용되었다. 참 명쾌하다. 이 책만 해도 나온지 좀 되었고, 세상은 더 빨리 변하고 기술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 짐 콜린스의 분석 내용이 지금도 그대로 적용될지 한번 걸러볼 필요는 있지만, 그 분석과 통찰은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기다가 걷다가 달리는 접근 방법

 

한 방은 없다. 기술이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세상에서도, '기다가 걷다가 달리는' 접근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짐 콜린스는 주장한다. 뛰고 싶고 날고 싶은 마음이 누구인들 없으랴만, 여기 제시된 원칙에 유념하여 차분히 축적하는 기업들에게 도약의 기회는 주어진다. 도약으로의 전환은 유기적이고 누적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랜 기간 일관된 방향으로 계속 밀다 보면, 플라이휠이 추진력을 쌓아 가 결국 돌파점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플라이휠 효과

 

 

 

파멸의 올가미

 

 

반면 단숨에 돌파로 도약하고자 했던 비교 기업들은 파멸의 올가미라는 패턴을 보인다. 이거 참, 뭔가 익숙해 보이는 게 영 불길하다.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에 집중해야 할 지 짐 콜린스는 맥을 잘 짚어주고 있다.

 



 

축적과 돌파, 보존과 변화로 일구는 의미있는 도약

 

마지막엔 전작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즉 영속하도록 위대하게 세워진 기업의 특성과 이 책을 관련지어 설명하며 그 연결고리를 이어주고 있다. 축적과 돌파, 핵심 가치와 핵심 목적을 보존하며 변화를 추구하고 발전을 자극하는 모델은 여전히 유효하다. 힘들게 왜 위대해져야 하는가, 지금도 충분히 성공한 것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면, 당신은 십중팔구 잘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짐 콜린스는 콱 찌른다. 자극이 되고 도전이 되고, 방향성과 적용까지 상당히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책이다. 일의 도약과 함께 삶의 향상을 언급하며, 뗄래야 뗄 수 없는 의미있는 삶으로의 연결까지 환기시킨다. '이 지구상에서의 짧은 시간을 잘 보냈고, 그 시간들이 쓸모 있었다는 깨달음'이라는 더 깊은 만족을 얻을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구절로 이 멋진 책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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