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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품질경영

데밍

데밍의 생애

 

데밍(W. Edwards Deming)은 수학 및 물리학 전공으로 예일대(Yale U.)에서 192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데밍은 워싱턴의 농림부에서 일하던 1927년에 슈와트(Walter Shewhart)를 만났다. 그 당시 벨전화연구소 직원이었던 슈와트는 관리도(Control Chart)와 통계적 공정관리법을 처음 창안한 인물이다. 데밍은 뉴저지에 위치한 슈와트의 자택을 주말에 자주 방문하여 토론했다고 한다. 데밍은 1939년부터 통계국에서 일했는데 그 때 수백만장의 센서스 설문 데이터를 키펀칭하는 작업에 통계적 공정관리법을 적용했다.

 

2차대전이 발발하자 데밍은 군계통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1942년에는 군납업체의 경영자와 엔지니어들을 위한 8-10일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 전국규모의 교육과정에서 1만명 이상의 엔지니어들이 슈와트 관리도법을 교육받았고 그중 스터디그룹을 통해 계속 연구한 사람들이 후일 ASQC(American Society for Quality Control)를 창설하는 모체가 되었다. 그로 인해 데밍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어서 일본 방문 활동이 시작된다.

 

1950년, JUSE(Union of Japanese Scientists and Engineers) 초청으로 데밍은 일본에 가서 강의와 컨설팅에 힘썼다. 패전후 일본 경제는 최악이었고 일본 제품들의 품질은 매우 저급한 수준이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데밍은 통계적 공정관리법과 품질 향상책을 일본인들에게 열심히 가르쳤는데 처음에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지만 곧 전국적으로 파급되고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JUSE는 데밍의 공적을 기념하고 품질 붐을 조성하기 위해 1951년 데밍상 제도를 만들었다. 데밍상은 세계적으로 가장 전통있고 권위있는 품질상이다.(도요타, 닛산, 니폰스틸, 히다치 등이 수상했으며 1985년에는 Texas Instruments가 미국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수상했다). 이 상을 본따 미국 통계학회도 1980년부터 데밍상 제도를 신설했다.

 

 

데밍이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미국의 기업들은 데밍의 교훈을 듣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생산물량, 품질 모든 면에서 세계를 주름잡고 있었기 때문에 종래의 경영방식을 애써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미국인 데밍의 교훈이 미국에서 통하지 않고 일본에서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소설같은 역사의 아이로니다. 그 결과는 1970-80년대 역사에서 분명하게 들어났다.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을만큼 앞서가는 일본의 탁월한 품질 경쟁력을 보고 미국 기업들은 뒤늦게 데밍의 교훈을 배우기 시작했다. 위기를 절감한 포드, 지엠 등 자동차회사들이 먼저 데밍을 초청했다. 데밍은 생애의 마지막 수년간을 미국에서 저술, 강의, 컨설팅으로 장식했다.

 

데밍이 받은 상들은 다음과 같다.

 

1956, Shewhart Medal(ASQC)

 

1960, Second Order Medal of the Sacred Treasure(Japan)

 

1983, Samuel Wilks Award(American Statistical Association)

 

1987, National Medal of Technology(the President of U.S.A)

 

1988, Distinguished Career in Science Award(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데밍은 40년간 제조회사, 전화회사, 철도회사, 소비자 단체, 연구소, 병원, 법률사무소, 정부기관, 대학 등을 위해 컨설팅으로 봉사했다. 그는 일본을 변모시켰고 미국의 TQM 운동에 불을 질렀다. 말년에도 데밍의 4일과정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은 10년간 매년 10,000명 이상에 달한다. 데밍은 171편의 논문을 썼고 <Out of Crisis>, <The New Economics for Industry, Government, Education> 등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1993년 11월, Deming Institute가 창설되었고 그 해 12월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데밍의 사상

 

품질문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현장 근무자 책임인가 경영자 책임인가? 현장 근무자들의 과실이 품질문제의 주원인이라는 견해들도 있으나, 데밍은 경영자 책임부분이 전체 문제의 85%에 달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영자 책임을 강조했다. 결국 품질문제는 시스템의 문제인 것이다. 데밍은 문제가 발생한 다음 이를 긴급수습하는 식의 해결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보다 계획적으로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프로세스에 관한 데밍의 설명방법은 독특하다.

 

(1) 조직 외부의 고객과 공급자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프로세스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고객 요구사항 영, 고객만족, 공급자들과의 장기적 협력적 파트너쉽이 필요한 이유를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2) 통계적 방법인 SPC(Statistical Process Control)의 발전과 실용화에 기여했다.

 

(3) 프로세스 개선시에 필요한 4단계 행동절차, PDCA를 강조했다. 본래 이 4단계는 슈와트 사이클이라고 알려진 것이었으나 1950년대에 일본인들이 이를 데밍 사이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PDCA의 내용을 보면 사실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대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P: 고객 또는 프로세스로부터의 피드백 데이터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 내고 분석적으로 해결방안을

선정한다. --- Plan

 

D: 해결방안을 현장에서 소규모로 테스트해 본다. --- Do

 

C: 테스트 결과를 검토한다. --- Check

 

A: 효과가 확인된 개선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 Act

 

 

데밍의 사상은 그의 14개항에 총괄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Deming's 14 Points)을 클릭하여 살펴보기 바란다.

 

데밍은 생애 최후 작품인 저서, <The New Economics>에서 "심원한 지식체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것은 일생을 품질시스템과 통계적 프로세스 관리에 몸바친 사람의 최후 진술이요 그 사상의 총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핵심부분을 옮겨보면 아래와 같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편화된 경영 스타일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달라져야 할 때가 오게 마련이다. 스스로 각성하는 시스템은 없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외부적 시각의 안경과 같은 이것을 "심원한 지식체계(a system of profound knowledge)"라 부르기로 하겠다. 우선 각 개인이 변해야 한다. 조금씩 나아지는 연속선상의 변화가 아니라 어제와 오늘이 완전히 다른 불연속선상의 변화여야 한다. 심원한 지식체계를 통해야만 그것이 가능하다. 변화된 사람은 인생, 사건, 수치들, 대인관계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게 된다. 변화를 경험한 사람은,

 

 

* 판단의 근거, 조직 변화의 근거를 이해하게 된다.

* 남의 말을 잘 귀담아 듣는 사람, 그러나 쉽게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 모범이 되며 쉬지 않고 남을 가르친다.

* 잘못된 관행이나 불신에서 벗어나도록 사람들을 돕는다.

 

사람을 관리하는 자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을 차별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의 실적이나 성과를 평가할 때,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하고 변동성의 본질을 이해하라는 뜻이다. 각종 수치의 변동을 생각해보자.

 

예컨대, 작업장에서 검사원이 찾아내는 불량품의 수는 그 검사원에게 부과된 업무량이나 주변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불량품이라고 판정될 때 관련자가 벌을 받게 되고 처벌이 부당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심리적으로 꺼려하는 검사원이라면 불량 판정을 실제보다 적게 낼 것이다. 학교 교사도 그렇다. 낙제를 시킨다면 학생이 얼마나 고통 받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낙제 수준의 학생이 진급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외견상 나타나는 통계치나 실적은 이와 같은 배경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두려움이라는 심리적 요인 때문에 통계 수치가 달라진다. 나쁜 뉴스를 전하는 사람은 나쁜 대접을 받는다. 해고 당하지 않을려면 자기 윗 사람에게 항상 기쁜 소식만 전해야 한다. 회사 사장에 의해 임명받은 위원회 위원들은 사장이 원하는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누가 감히 다른 내용을 보고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사실과 거리가 있는 통계치나 회계수치를 가지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그 오류, 혼란, 오판의 책임은 누가 지는가?

 

전환기의 리더와 경영자는 개인 심리, 사회 심리, 변화의 심리학을 배울 필요가 있다. 시스템 배경 속에서 변동성이 어떻게 나타나는가, 변동 원인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사람의 관리를 포함하는 전체 시스템의 관리에 가장 긴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