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시간 장미꽃 같이 사랑했던 님이
어느날 느닷없는 이별을 고해왔다.
나보기가 역겨워 떠날 날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짧은 통지와 더불어....
아니 결코 역겹지는 아니했으나 그렇게 말 할 수밖에 없었던 그님의
아련한 눈망울 속에 막 떨어져 내릴 것같은 한줄기 서러움이여!
돌아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길을 가야만 하는 그님에게
고려산 기슭 진달래 꽃을 아름드리 따다 가시는 한걸음 한걸음 뿌려두리라.
우리가 같이 한 사랑의 시간을 너무 아프지는 않도록 사뿐이 사뿐이..
하지만 지독한 슬픔이 배어나도록 즈려밟고 또 즈려밟고 그리 가시오소서
그래서 그래서 다 못한 이 생의 사랑이 연분홍 꽃물감으로
내 맘 깊이깊이 남게 하소서........
소월님이 그렇게 사랑하는 님을 보내며 애잔하게 그리워 하던 진달래 꽃이다.
진달래 꽃을 보러간다는 우리 솔바람의 문자를 받고 약간은 소월의 애잔함 같은
설렘이 왔다.
그래 가자 고려산으로.....옛날 가본적은 있지만 진달래는 보지못했 던 곳이다.
혹시나 해서 미리미리 집사람 허락도 득해놓는다.
"가보고 담에 따로 같이 가자"..ㅎㅎ...
전날 마트에서 오이도 몇개사고 막걸리 안주 할려고 두부도 사고 했다.
"집에 묵은 김치있제? 간장하고 준비 좀 해도고...."
결국 산에서 다른 안주에 눌려 먹지는 못했지만 마누라 성의에 감사한다.....ㅠㅠ
아침 9시 송정역에서 간만에 살아 돌아온 전우들을 만나는 기분이다.
솔바람, 약산님, 수야님, 다람쥐님, 늘푸름님, 깜직이님....그리고....하여튼 고마운 회원들이다.
어느분의 능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다행으로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조우하고
좋은 사람들 버스로 이동하게 되었다.....참으로 좋은 사람들이다..ㅎㅎ...
"단디옵 이것 좀 넣어가세요" 수야님의 소리다.
아니 뭔가....단체로 식사 준비를 했나....아니면 솔 바람이 내것을 가지고 왔나...
하여튼 감사의 맘으로 한 봉지의 점심을 베낭에 넣었다.
아!! 근데 ....짐이 무거워 대신 들어달라고 한 것이었네...ㅠㅠ
그것도 모르고 실수 할 뻔 했네...ㅠㅠ...미안키도 하고.......
야튼 좋은 버스로 오랜만의 강화도 행이다....한참을 달려...고려산 옆으로 지나가는 데
저게 진달래 군락이라는 소리가 들려 산을 본다.
한쪽 산기슭이 온통 분홍색이다.
산의 색이 저렇게도 될 수있나....참 감탄이다....얼마나 많은 진달래가 있어 저렇게 붉게 물들 수 있을까...
미꾸지 고개에서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 3통을 사서 베낭에 넣고 산행이 시작된다.
바다와 같이 이런 저런 지나간 얘기를 나누며....항상 맘에 둘려고 했던...천천히를 생각한다.
제일 후미에서 아주 천천히 허벅지에 힘을 주며 산에 오른다.
"오늘 산행은 쉽지요" 약산님의 응원이다.....하지만 항상 처음이 어려운 것같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저렇게도 까마득한데....ㅠㅠ
저 건너 보이는 탑이 있는 곳이 우리가 가야 할 고려산 정상이란다.
하지만 바다를 끼고가는 섬 속의 산행이라. 섬들 사이로 보이는 머언 바다도 5월의 연푸름으로
생기를 더욱 돋게 만든다. 간만에 따뜻해진 기온으로 땀이 솟지만 능선돌면 따라오는
바다바람은 아직 좀은 청량한 차가움을 더해 더욱 좋다.
산행중에 고려산의 유명한 고인돌 군락도 지난다.
돌을 고여 망자의 흔적을 남기고자 한 것이 고인돌인 것같은데
오랜 세월의 흐름속에 고였던 돌은 쓰러지고 이렇게 흔적만 남아있다
이렇게 능선 따라의 산행에 우리 약산님의 산 이야기들이 더욱 새롭다.
백련사, 청련산, 홍련사......5개의 사찰에 대한 전설같은 얘기(백련사에서 연꽃을 날려 꽃잎이 떨어진 곳에
5개의 사찰을 건립했다는)도 새롭고....어떻게 그렇게
아시는 것이 많은 지 모르겠다. 온통 산에 대한 얘기다..그것도 전국에 있는 모든 산이 대상이 아닌가
좌우지간 우리 약산님 덕분에 꼭 때에 맞는 산행을 할 수 있게되어 감사드린다.
어느 정도 산행에 적응을 한 것같다.
한번 속도를 내본다. 마침 우리 젊은 깜찍이님이 앞서 속도를 내 올라간다.
따라붙어보자. 좀은 헉헉거리고 끝까지 숨이 차오지만 충분하다. 열심히 첢은 친구들을 뒤따른다....헉헉...
한참을 속도를 내보고 있는데....깜찍이님 전화를 받는다.
점심식사를 차렸다고 돌아온란다....ㅠㅠ
항상 그렇지만 산행에서의 점심은 정말 축복의 시간인 것같다.
어디서 이런 즐거움을 맛 볼 수있으랴!
ㅎ 내가 준비한 것은 막걸리 밖에 없는데....여기저기서 밥을 나눈다....라면도 익었다....
시원한 막걸리로 땀을 식히고 회원님들이 준비해온 찬에 미안함과 감사함으로 가뜩 배를 채운다.
식사후 바로 정상으로 오른다
.
드디어 영변의 약산 진달래 꽃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바탕의 연분홍 운무가 몰려 지나가는 느낌이다.
바람이 불어 작고 가날픈 꽃닢들이 온통 우수수하고 날려간다..........분홍의 운무다......
비라도 내린다면 소월처럼 사뿐히 즈려밟고 지나도 가볼텐데......
그런 애처러움을 느끼기엔 너무도 밝고 화사함이다.....산 기슭에 온통 화사한 꽃바람이 분다.....
간만에 찾아온 5월의 바다 산행의 솟아나는 푸른 생명력과 함께한 화사함이다.
그건 온통 경이로운 자연의 선물이리라......
모두들 추억속에 남기기위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다들 훈련된 모델들이네.....자연스러움의 포스가 느껴지는 것 보면 그렇다....나는 항상 어색한데..ㅎㅎ
오랜만에 꽃 속의 산행을 마치고 하산길이다.
오늘 처음 만난 좋은 사람들 산악회 회원님들과 즐거운 담소를 즐기면서...
아 그런데 우리 회원들이 좋은 산악회로 포섭되어 넘어 갈 것같다고...우리 다람쥐님의 걱정이다..ㅎㅎ
"너무 걱정하지 마쇼 형님! 다 우리가 포섭합시다"
.......좋은 사람들 산악회원들께 명령한다.
.......속히 아슬산악회로 귀환하라!.......마지막 명령이다.
.......항상 웃고있다는 미소님
.......속을 보여주겠다던 하얀천사님
.......그리고 가운데 있는 예쁜 카라님
.......그대들에 부여된 임무는 훌륭하게 완수되었다
.......이제 그대들에게 부여된 마지막 임무는 재빠르게 아슬로 귀환하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와 아슬이 여러분에게 부여한 마지막 임무다.............
"ㅎㅎ 다람쥐 형님 이러면 되겠지요. 함 두고봅시다"
아 그리고 소나무님도 정말 감사합니다....사진 솜씨가 정말 대단하시고.....
속히 아슬로 귀환 하세요.....................ㅎㅎ..............
그리고 소맥으로 계속된 뒤풀이가 이어졌고......담은 기억이.....ㅠㅠ....
감사합니다. 회원여러분..........
솔바람 땜에 글 쓰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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