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손폰이 전율한다..찌리찌리...
"야 봉아 산에 가자" 항상 그렇지만 거두절미하고 결론만 말한다...ㅎ...바다다...
"어디로 가는데"
"강원도 어덴데 몰라 뭐라 카던데 모르겠다. 그냥가자"
"알았다, 준비할게 뭐꼬"
"아무것또 없다. 그냥온나. 관광버스 타고가니 회비***다"
"추운끄네 나중에 갈아입을 옷만 가지고 온나, 니밥은 내가 준비하께"ㅎㅎ
몇번을 같이 가자고 전화가 왔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동행하지 못해 못내 미안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냥 간다고 했다.
항상 그렇지만 산에 갈때는 걱정이 앞서는 지라(힘들어서) 흔쾌히 맘이 내키지는 않는 약속을 하고 말았다.
좌우지간 근 일년만의 산행이다. 그것도 한번도 해보지 못한 높은 산의 겨울 산행!!(군대때 동계혼련 빼고)
한 십수년 전에 집사람과 어느 산악회 버스타고 등산을 간적이 있었는데 때는 3월 쯤이라 대충 베낭만 메고
나선적이 있다. 버스 안에서 사람들이 아이젠 얘기를 한다. 나는 집사람과 "아이젠이 뭐꼬?"
지팡이다 아니다 신발에 차는 거다...서로 실갱이를 하던 기억이 있다.....아!! 근데 산 초입에서 얼음이
아직 녹지 않아 아이젠 없이는 갈 수가 없단다. 우리 둘만 홀로 무심하게 사람들은 가버리네 ㅠㅠ
근데 낼 출발이라고 했는 데 아직 아무 연락이 없다. 햐!! 아마 약속이 취소됐나...
속으로는 좀은 그러기를 바라는 맘이었다.
토욜날 탁구회 멤버들과 시합 뒤풀이 막걸리를 한잔 하고 있는 밤 8시경 전화가 오네...
"야 알제 문자 받았제, 아침에 보자" 못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무산되고...ㅎ....
"뭐 준비하몬 되노"
"기냥 온나"
한 잔 더하자는 사람들의 성화를 뿌리치고 산에 오를 걱정을 가지고 집에 오니 10시다.
솔직히 몸이 좀 흔들거리는 게...낼 고생하겠다...ㅠㅠ
금, 토 계속 술이었는데...마누라 신경 건드리지 말아야지 하고 조심 조심.....
말없이 베낭을 싼다....그래도 아침밥도 해주고 귤도 주고 과자도 준다....배고파 힘없으면 고생이라고....
그렇게 해서 좌우지간 출발이다..
잠실역에서 기다리는 데 예상치도 못하게 우리 솔바람을 만나네........한 일년만이다.....
버스안에서 등산계획을 얘기 듣고 1577에서 1100을 빼면 477이네....그라몬 어느 산인가?
관악산 보다 낮다..됐다..그라몬 충분하다...안심한다 다행이네......
바다가 차안에서 아이젠, 모자, 스피치(?) 이런 걸 챙겨 준다.........항상 고맙다....
버스로 한 2시간 이상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계방산이다
오대산 줄기의 어느 산...이승복 기념관도 보이고....
산행준비하고 기념 촬영도 하고 출발이다...
"야 니 장갑있나"
추울 것 같아 집에 있는 등산장갑을 가지고 왔는 데...알고 보니 여름 장갑...
그래도 따뜻한데 라고 생각하는데 그것 가지고는 안되는 데 한다...
뭐 별로 춥지도 않은 데라고 생각....
등산하는 거리는 별로 높지도 멀지도 않은 2시간 정도의 어렵지 않은 코스다.
온통 하얀 눈꽃으로 뒤덮힌 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가까이서 처음 접해보는 눈꽃의 아름다움이 이정도 인지 몰랐다.
하늘은 흐려 눈발을 흩날리고 있었지만 고개를 넘어 오르면
하얀 하늘이 빛을 내리는 듯 눈부시게 세상을 환하게 밝힌다.....
"등산은 겨울산행이 최고다" 들려오는 감탄사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도 오늘 참 잘 왔다고하면 서 지나간다.
깔딱고개를 오른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가슴 가득히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무겁다.
"작년하고 올해가 또 다르다..어휴..세월이 이렇게 간다"
오르다 잠시 쉬는 좀 연세드신 분들도 보인다...ㅎㅎ...
한번 힘차게 올라보자...쉬지않고 오른다
잠시 휴식 가지고 온 귤도 하나씩 나누어 먹고 나는 무심결에 눈 위에 껍질을 버린다
그런데 한분이 버리면 안된다며 내가 버린 것을 줍는다....정말 미안타...그리고 배웠다.
다시 올라 정상이 다 된것같다.
바람이 매섭다. 솔바람이 준 밤모자 덕분에 정말 다행이다..
그런데 손 끝이 장난이 아니게 시렵다....계속 꼼지락거려 본다.....그래도 아려온다....
드디어 정상.....기념 촬영을 해야지.....바람이 더욱 거칠다
거의 1600고지 인데 역시 높은 산의 위세는 대단타.....바람이 윙윙거린다
영하 20도 이상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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