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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수락산

토욜 저녁이다....

요즘은 제대로 풀어지는 일도 없어 그런지 뭔가 허전함 같은게 항상 있다.

좀은 서글프기도하고, 좀은 우울하기도 하고....

누구는 갱년기라고 하는 데...그것도 맞는 말 같다

괜히 신경질이 나고, tv 보며 혼자 눈시울을 붉히고.....요즘이 그렇다....

그냥 이렇게 한해 나이테가 그려질 것같은 맘에 그렇게 느끼는 것같다.

 

며칠 전 솔바람이 산에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며 보따리를 풀어보자고 했겠다.....

에라 모르겠다...

이사한지 이제 일주일 이라 마누라는 아직도 청소며 빨래다.....가지고 온걸 전부 빨아버리는 듯하다..ㅠ

그냥 살짝 도망가자..... 

 

"낼 남팔이 하고 산에가따 오께".....

-------"몇시에 가는데"."등산복 빤다고 내놨는데"..ㅠㅠ...그래도 다행이다....등산화 빨지는 않았으니...ㅎㅎ....

 

'남팔아 어데고 니 오늘 산에 안가나"

"어 내 김해가는 중인데, 장인어른 제사가 있다"..

"그라몬 증수 한테 내 등산 간다고 말 좀해도".....나는 손폰 번호를 모르니 부탁한다....

공지 지도에 있던 총무님께 문자도 보냈다..............

솔바람 전화도 오고 총무님 문자도 온다......장암역에서 보자고....

그리고 물개님, 다람쥐님을 만나고....그리고 첨으로 바다에게서 들었던 항상 어린 중생들을 잘 보살펴 주신다는 회장님을 만난다....

 

"단디가 누군지 했네요 닉네임도 좋고 글도 아주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아주 글 쓰는 솜씨가 좋은데, 나는 글 잘쓰고 음악 잘하는 사람이 매우 부럽습니다"

과찬의 칭찬이 이어진다..ㅎ..다람쥐님 처음 오는 사람에게는 항상 그렇단다.....

"단디가 무슨 말입니까..말은 참 예쁜데..ㅎㅎ".........

항상하는 일이 어리고 부족하여 항상 나에게 암시를 주기 위해 지어본건데 ......예쁘단다...ㅎㅎ...

 

장암역 수락산 입구에서 막걸리 2병에 소주한병....안주로 두부 2모와 뽂은 김치...부족하지 않을까...

부족하면 내려와서 한잔 더하잔다.....

이렇게 5명의 조촐한 수락산 등반이 시작 되었다.

 

수락산은 꼭 6년전에 한번 작은 놈하고 둘이서 온적이 있다.

어느 여름휴가날 하루에 산을 하나씩 정복 해보자는 생각에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청계산.....

이렇게 혼자서 5일을 하고 몸살나서 뻗어버린적이 있다. 

기억은 깔딱고개로 정말 힘들게 올라가서 줄 잡고 바위타고 정상 갔다 그길로 내려 온적이 있다.

 

지난번 계방산 등산때....우리 고참님께 들었던 얘기를 꼭 실천을 해보자 한다.

1.절대로 급하게 오르지 않는다.

2.허리를 세우고 무릅이 아닌 허벅지 힘으로 걷는다

3.호흡을 아주 자연스럽게 깊이 한다

4.산을 무섭게 여긴다

 

물개님의 산 예찬 이야기를 들으며 젤 후미에서 천천히 오르기 시작 했다....천천히....

시간이 좀 지나니 다람쥐님이 아무래도 호흡이 차신 것같다.....

잠시 휴식을 하지만 나는 처음과 똑 같은 자세로 계속 올라본다......회장님을 뒤따르며.....

지난 산행보다도 훨씬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옛날에는 솔바람과 바다를 쫒아간다고 정말 쌕쌕 거리며....이제 그만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꽉 찾었는데...

"야 단디! 오늘 정말 잘 간다" 솔바람 이 전한다.

주봉도 보이고 기차바위도 보인다.

"단디 여기서 한장 찍어" 사진 찍히는 게 어색하다...."폼도 좀 잡고"....한 손을 올려본다..ㅎ.

그래도 어색하다..ㅎ...왜 자연 스럽지 않을까...

 

여기서 부터는 앞서서 올랐다.

우리 솔바람 아침도 안 먹었단다....힘이 없어 산타기가 어렵다네....이런 솔바람은 첨이다...

내가 보기에 솔바람은 북한산 날 다람쥐였는 데...ㅎㅎ....

군대 때 밥 안먹고 행군하다 길에서 졸도 한 기억이 있다.

빨리 막걸리라도 한잔 하자.

 

사람들이 줄을 잡고 커다란 절벽같은 바위(岩)에 줄지어 붙어있다.....그래서 기차바위다.....

나도 줄을 사타구니에 끼우고 줄을 잡았다.

요령이 부족해서 그런가 이제는 팔에 온 몸의무게가 느껴지네.....손을 놓으면 어떻게 되나...ㅎㅎ

좌우지간 이렇게 바위를 오르는 게 참 재미가 있다.

 

빨리 식사하자고 자리를 잡는다.

정상이 조금 남았지만 배가 고프다.....

보온통으로 싸온 밥들을 나누어 준다.....나는 아무것도 없는데....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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