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세계 자동차 업계가 인수합병(M&A)을 가시화하고 있다. 살아남기 경쟁에 들어간 자동차 업체들이 M&A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 브랜드를 폐쇄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14일 프랑스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푸조·시트로앵그룹(PSA)과 이탈리아 최대 업체인 피아트그룹이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사의 합병 추진은 최근 피아트 최고경영자(CEO)인 세르조 마르시온네가 “위기 극복을 위해 자동차 업체 간의 인수나 제휴가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온 직후여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자동차 전문가들은 양사 모두 소형차와 디젤 엔진에 강점이 있어 합병할 경우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미국·유럽 시장에서는 소형차 판매만 소폭 증가하거나 현상유지를 했다. 중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30∼50% 감소했다.
푸조·시트로앵은 지난해 343만 대를 팔아 유럽 2위다. 피아트그룹은 피아트·란치아·알파로메오 등 대중차와 고급차인 페라리·마제라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223만 대를 팔았다. 합병을 하면 생산규모(지난해 기준)가 620만 대에 달한다. 도요타·GM·포드에 이어 세계 4위다.
◆생존 위한 합병=양사의 합병 추진은 자동차 업계가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업계의 합병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빅3(GM·포드·크라이슬러)의 경우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이들이 갖고 있는 16여 개 브랜드 가운데 6∼7개는 팔아야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랜드가 9개나 되는 GM은 상당수를 매각해야 할 처지다. GM은 이미 사브·허머를 내놨다. 여기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는 중국 치루이(奇瑞)자동차다. 치루이는 중앙정부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 중국 창안(長安)자동차 역시 포드가 매물로 내놓은 볼보(지난해 판매 45만 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심정택 피알에이투지 대표는 “양사가 합병에 합의하더라도 공장 폐쇄와 감원 등 수많은 난제가 널려 있어 최소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지금 M&A는 생존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일본·한국은 독자노선=일본의 도요타·혼다,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독자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도요타의 전 세계 생산시설(제휴 포함)은 1000만 대에 달한다. 올해 목표했던 920만 대 생산에서 지난달 100만 대를 감산한 데 이어 내년에는 750만∼700만 대까지 생산을 줄여 이번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혼다는 M&A에 대해 부정적이다. 기술·문화 격차로 인해 시너지보다는 위험요소가 더 크다고 본다. 실제 1990년대 이후 자동차 업체의 M&A 가운데 성공한 것은 르노-닛산과 현대·기아차가 꼽힐 정도다. 현대·기아차 역시 2000년대 초 영국 재규어와 일본 후지중공업(수바루) 인수를 검토했지만 문화 격차가 크다고 판단해 포기했다. 최근 7년간 해외공장을 모두 독자 건설했다.
도요타와 현대·기아차는 인수합병이나 제휴보다는 방만하게 늘려놓은 해외 생산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에 골몰한다. 공장 가동을 줄이면서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산하는 것이 당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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