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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현대차의 품질승리4

IV. 품질향상 요인

이와 같은  현대자동차 품질 승리라는 좋은 성과를 도출한  환경, 자원, 최고경영자, 전략, 조직, 시스템을 분석하여 품질향상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1. 환경 : 위기의식

토인비의 역사발전  도전과 반응으로 정의했다. 이를 기업에 적응해보면 기업발전은 내외부 환경에서 오는 자극과 이에 반응하는 혁신으로 파악할 수 있다

 Linsu Kim(1997)은 자동차산업을 포함한 한국산업의  발전 원동력은 정부에 의해서 조장된 위기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학습을 통한 능력축적으로 정의한 바 있다. 

따라서 현대자동차에게는  1998 전후 품질문제로 야기된 퇴출위기가 현대차의 획기적인 품질 향상의 요인이 된 것이다. 현대차의  위기를 불러온 외부요인은 1997년 IMF 사태, 1998년 전후해서 미국시장 품질문제로 인한 퇴출위기 등이며 내부환경 요인으로는 2000년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과 기아자동차 인수 후 현대/기아차의 경영안정을 위한 도전이다. 

 

  1998년 현대차 위기를 IQS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1985년 이후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품질은 전체적으로는 향상되고 있으나 현대차 품질수준은 1989년 까지 약간 향상되다가 1990, 1991 년에는 품질 수준이 오히려 악화되었다.

1992년 약간 회복되는 듯하다가 1993년 답보상태 그리고 1995년에는 다시 악화되어 조사대상 33개 브랜드 중 32위로 평가되었고 이후  96년, 97년에도 각각, 32/35위,  34/38위로 심각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품질 경쟁력 저하가 현대자동차의 1998년 미국시장 판매량이 10만대를 밑돌아 퇴출위기를 맞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현대자동차는 이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2000년대 초  회생전략 (turnaround strategy)의  일환으로  후술하는 바와 같은 이른바 품질에  죽고 품질에 산다는 “품생품사” 전략이 출현하게 된다

 

4-2. 최고경영자 : CEO의 강력한 품질경영 리더십 발휘

   현대차의 품질경영이 본격화된 것은 1999년부터이나  현대자동차의 대변신은 정몽구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한 품질경영에서 시작됐다.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방문을 통해 품질 불량 차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때문에 미국시장을 비롯한 전 세계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고 회사 브랜드가치를  급격히 감소시켜 기업발전에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한 정 회장은 품질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우선 매달 품질 및 연구개발, 구매, 생산담당 임원들을 모아 놓고 품질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차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개발 중인 차의 실물을 회의 참석자들과 함께 만져보고 들여다보며 품질 개선방안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하고 지시했다

 최고경영자 다른 희생을 무릅쓰고 품질 문제 해결의지는 정몽구회장이 현대자동차 경영참여이전에 종사한 현대자동차차서비스 사업의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몽구회장은 1970년대 초반부터 현대자동차서비스의 Top manager로서 자동차산업 가치흐름에서 하방 (down stream) 인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면서 자동차품질은 설계 및 생산단계에서 확립되어야 한다는 사전품질문제에 대한 절실한 생각을 갖게 되었으며 품질문제 중요성 체득하였을 것이다. 

 

                      

  또한 1990년대 현대정공을 통한  Galloper, 산타모 조립생산 판매 경험을 통하여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던 정몽구회장은  2000년  자동차 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됨에 따라 품질을 강조하여  이른바  “品生品死” 기치 아래 “품질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품질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경영자의  품질경영에 대한 이와 같은 확고한 의지와 실행력은 과거 되도록 빠른 시간 내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에 익혀져 있던 현대자동차의 기업문화를 변화시켰다. 

  좋은 품질 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철학 때문에 생산라인이 중단되기도 하고 신차출시 일정이 미뤄지기도 했다. 

품질은 비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산자가 어떤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있더라도 재무적 여력이 없으면  이를 견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경영자의  과감한 결단과 실행력이 필요하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품질문제를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이러한 품질경영의지는 정몽구 회장의 신년사에도 잘 나나타고 있다. 2005년 신년사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믿고 탈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며 그 기본은 품질이라고 역설한 데 이어, 2006년에도 “품질은 제품의 근본적인 경쟁력인 동시에 고객의 안전과 감성적 만족에 직결되는 요소이며 우리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존재 이유”라고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품질만큼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새롭게 다져달라”고 당부했다.

  최고경영자은 관심은 기업성과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좋은 예로 1940년대  말 도요타자동차 창업자 아들인 키이치로 도요다사장의 꼼꼼한 기록습관은 도요타자동차에 기록문화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도요타 혁신 유전자(DNA)를 창출하게 한 원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또시 2003)   

 

 4-3. 자원

  자원은 유형자원, 무형자원 그리고  인적자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유형 자원

(1) 파이롯트 센터

현대차는 완벽한 선행품질 확보를 위한 ‘품질공장’으로 파이로트 센터를  남양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의 모든 품질경영활동에는 ‘선행품질, 예방품질’이 강조된다. 신제품 차가 출시된 후 몇 달 동안 사소한 품질문제들이 발생했던 점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이로트 센터를 설립되었다. 파이롯트 센터는 새로 개발된 자동차를 양산하기 전에 시험차를 생산, 운행하는 곳으로 2003년 신제품인 쎄라토 개발에 처음으로 적용되었다.  연구소에서 개발된 신제품은 파이로트 센터에서 다시 한 번 검증돼 차량이 출시되기 전에 최고의 품질수준에 이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현대차 양산 초기부터 품질문제 발생을 감소시켜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2005. 10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 건설된 제2 Pilot Plant는 신제품개발과정에서  product engineering과 process engineering 업무의 동시중복 진행을 촉진시켜 신제품기능검정, 신제품생산방법 검증, 생산 장비 및 설비 검증,  근로자  사전 참여에 의한 작업연습 강화로 신제품 개발 및 생산 관련 정보시스템 검증 기능을 대폭 강화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양산문제 해결을  조기화 (front loading) 하여 궁극적으로는 양산품질 조기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Pilot Plant 건설로 신제품개발 후 양산공장에 Pilot car를 투입하여 양산공정 중단. 간섭현상으로 인한 생산성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이고 과감한 접근이라 할 것이다   

 

(2) 설비

  정보기술은 자동차 제품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을 크게 변모시키고 있다. 좋은 예가 로봇트인데 자동차 용접상태를 검사하는 로봇트, 볼트 조임 강도를 자동 측정하고 동시에 보정하는 로봇트를 활용하여 작업자의 실수나 불균일한 작업을 보정하여 균일한 안정된 품질 확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각 공정의 품질을 자동 기록하여 품질불량 원인을 공정, 설비 작업자별로 자동 기록 측정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 활용도 품질 행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공정 품질검사기능 자동 기록 및 보고 시스템으로 품질문제의 원인을 공정, 설비, 작업자 순으로  정밀하게 추적 가능하여 품질문제 해결은 물론  품질의식 제고를 통한  품질관리가 더욱 용이하다. 관리란 Plan-De-See 과정으로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no measurement no management)라는 논리에서 정보기술발전은 보이는 관리, 보는 경영을 가속화 시켜주고 있으며 품질경영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한편 여러 차종이 혼류생산 되는 공정에서 이종방지장치 설비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실수를 설비를 통해 확실하게 보정 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현대모비스 화성공장 경우 자동차  모듈생산을 의해  25가지 이종 방지 장치를 스스로 고안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계열 부품 업체 

  현대자동차가 모듈화 비율에서 일본 미국 및 유럽 업체들보다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현대 아산공장 모듈화 비율은 36%에 이르고 있다(전국금속노조 2006)  현대 모듈화 비율이 높은 것은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모듈공급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공장은 Cockpit, Front End, Chassis, 등 대형 모듈공급에 있어서 JIS(just in sequence)를 실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은 운송시간이 25분 거리인 두 공장을 운송트럭을 이용하여  mobile conveyor system 활용하여 JIS를 실현시키고 있으며 북경현대자동차공장과 북경현대모비스공장은 바로 인접하고 있어  담하나 사이를  연결하여  JIS를 실현 시키고 있다.

 

2) 무형자원

  2000년대 들어와 현대자동차의 비약적인 발전은 자원준거관점에서 본다면 그러한 자원과 역량을 축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Santa Fe, NF Sonata, TG Grandeur와 같은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현대자동차 제품기술능력과 개발된 신제품을 생산 공장에서 양산하고  인도, 중국, 미국, 유럽 현지공장을 2년 내외의 기간 동안 빠르게 건설하는 공정/생산기술능력 그리고 본 논문에서 살펴본 품질경영능력이 결집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의 품질 승리의 저변에는 1967년 창립 이후 현대가 40년 동안 축적해온 능력, 특히 1976년 해외진출 그리고 1986년 미국시장 진출이후 끊임없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축적해온 능력이 중요한 자원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품질평가 결과는 물론 품질향상율에 있어서도 이른바  현대속도(Hyundai Speed)를 보여주고 있다.

능력이란 기대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조직의 역량이며(Winter, 2000) 능력은 장기간에 걸쳐서 보유자원을 결합하는 과정을 통하여 축적된 유무형 자산으로 보유자원들의 상호학습 루프를 통하여 진화하는 동태적 과정을 보인다 (Teece et al 1997, Winter 2000)는 점에서 현대자동차의 품질능력은  현대의 품질승리의  중요한 자원이다  

      

3) 인적자원

(1)품질전문 인력양성 : 품질대학을 통한 글로벌 품질전문가 양성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도 그 시스템을 운영하고 실행하는 사람의 생각이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잘 정돈되고 정비된 품질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품질인재 양성에 현대·기아차가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차는 국내외 전 직원들이 품질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품질총괄본부장이 강사로 직접 나서 품질만이 글로벌시장에서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성장 동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직원들의 품질의식 향상 교육과 병행해 날이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품질문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별 직무별 특성에 맞는 품질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품질교육 체계를 정리, 품질대학을 개설했다. 품질대학에서 국내 직원은 물론, 해외공장 직원들까지 글로벌 품질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심도 있고 실용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6시그마, 통계적 공정관리, 정밀 측정방법 등 품질개선 기법을 교육함으로써 과학적 품질개선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였다.

 

(2) 품질의식

MIT IMVP(1992) 연구결과 “자동차 공장 현장 조립작업자 마음이 조립품질이다“라는 것과 같이 종업원 동기, 또 이에 영향을 미치는 인력자원관리관리가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1987년 6.29 선언 이후  설립된 노돈조합 활동이 강화되면서 현대자동차에는  2002년 월드컵 때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파업과 품질향상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    

현대자동차에서 파업은 일상화되었으나 현장 작업자들은 노사분규나 파업과 관계없이 현장작업들은 품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품질을 향상시키고 지켜야 한다는 품질의식을 확고히 하고 있는 결과라 풀이 된다. 이런 품질의식과 공감대는 1900년대 말 품질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품질 교육 및 훈련 그리고 국내기업중 상대적으로 좋은 종업원 급여수준과 복지시설이 한 몫을 한 것으로 현장 작업자들 인터뷰로 확인 할 수 있었다.

   2005년 초 현대차 한 공장 인터뷰에서 10년 경력 현장작업자는 연봉이 5,000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임을 인정하면서 “내 직장은 내가 지켜야 한다. 품질을 향상 시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내 직장을 지키는 것이다”고 응답했다. 또한 노사분규나 파업 시에도 품질수준이 흔들리지 않고 있음은 2006. 9월 현대자동차 품질담당 중역과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종업원들의 품질의식이 루틴화(routinization)되고, 품질관리 제도가 더욱 확고하게 정착된다면 현대자동차는 계속 좋은 품질을 유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한국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