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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J.D 파워를 더이상 믿지 않는 사람들

미국시장이 변한다 - 2.새로운 소비자; J.D 파워를 더이상 믿지 않는 사람들.

글/유승민(글로벌오토뉴스 미국 통신원)

필자는 지난해 기계 공학에서 이름도 약간 생소한 Engineering & Technology Management로 전공을 바꾸었다. 흔히 말하는 산업 공학과와는 약간 다른 커리 큘럼을 가지고 있는 이 전공은 흔히 말하는 식스 시그마를 비롯한 품질 관리와 기존의 공대를 학부로 졸업하고 MBA 를 석사로 전공한 사람들이 진행 하던 인문계와 이공계 사이의 의사 소통을 담당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 전공과 관련된 과목중에 품질 관리에 대한 과목이 있었다. 여기서 필자는 국내의 GM 대우(옛 대우시절)과 도요다등에 품질 관련 컨설팅을 하며 J.D 파워사의 평가 업무에 오랜기간 참여한 분을 교수로 모시게 되었는데 전공과 관련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여러번 자동차 업계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덕분에 80년대 도요다와 함께 일할 때의 경험과, 이후 90년대 대우 자동차등과 일할 때의 경험을 강의시간동안 여러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이후 이 교수님과는 개인적으로 다른 프로젝트에서 같이 일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고 여러가지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었는데 그 교수님과의 이야기 부터 먼저 다뤄 볼까 한다.

얼마전 J.D 파워 & 어소시에이트가 맥 그루힐 (미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재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각종 대학생용 교재의 출판사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에 인수되면서 J.D 파워의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J.D 파워 3세및, 4세등 기존의 80년대에서 90년대에 이르면서 너무나 자동차 산업에 집중한 나머지 90년대 후반 이후 진출하게된 타 업종의 컨설팅에서 이득을 보기도 했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너무나 회사내의 사정이 힘들어 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J.D 파워사가 맥 그루 힐에 인수된후 기존의 체계적이지 못하고 일부 특정 메이커에 관대했던 (특히나 J.D 파워의 로고와 결과를 홍보에 사용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받게된 이득을 포기 할 수 없어서) 상황이, 이제는 좀더 포장된 객관성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였다.

결국 이 교수는 필자에게 현대의 가장 최근의 J.D 파워 결과를 이용한 접근은, 도요다(렉서스)와 같이 연속적인 결과를 브랜드 신뢰에 쌓지 못하고, 오히려 단발적인 반짝 효과를 통해 이후의 메이커 이미지 향상이 크나큰 도움이 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요즈음의 알라바마 공장 준공과 관련해, J.D 파워의 특정 지수가 목표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인용함으로서 회사 전체와 업계에 모티브를 심어 준 효과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지금 현대의 발목을 잡게 되었다는 설명을 덫 붙였다.

J.D 파워를 통해 역사상 가장 이득을 본 회사는 도요다이고,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메이커는 폭스바겐이었으며, 소위 말하는 '막차'를 타고 있는 것은 현대라는 것이 비단 이 교수 뿐만이 아니라 마케팅과 관련된 각 잡지나 전문가들의 최근의 이야기다.

필자는 J.D 파워를 '깨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최근의 몇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의 자동차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달라 지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 하지 않고, 너무나 많이 메이커의 홍보에 이용되어온 J.D 파워& 어소시에이츠 보다, 더 공신력있고 믿을만한 데이터 소스가 크게 늘어 났다는 것이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1990년대의 '1:1 마케팅' 이나 강력한 개성화는 인터넷을 통한 문화의 재발견 이었다. 인터넷 문화는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넓은 시장에, 똑똑해진 고객들이, 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게 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컨슈머 리포트나 Edmunds.com. cardirect, autobytel 같은 인터넷 웹사이트들이 J.D 파워 보다 훨씬 더 공신력있고 영향력있는 매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었다.

2005년 5월 미국의 광고잡지에 의해 발행된 통계에 따르면,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미국의 차량 보유자중 87%이상이 J.D 파워의 결과를 인용하는 자동차회사의 광고 보다, Edmunds.com 이나 컨슈머리포트가 제공하는 신뢰도 조사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차나 중고차의 모델 선정에 있어서 이러한 인터넷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구입에 영향을 끼치는 비율도 34%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다못해 이러한 사이트들은 구입시에 딜러 혹은 오너에게 지불해야 할 가격의 적정선을 정해 줄뿐 아니라, 신차나 중고차 구입후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같은 차종의 문제들에 대한 해법이나, 장단점 비교를 쉽게 해주고 있어서 속된 말로 J.D 파워 결과를 TV 광고에서 듣고 있을 시간에 이러한 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쉽게 빼낸다는 것이 지금 미국 시장의 추세라는 것이다.

하다 못해 J.D 파워의 결과를 다루는 신문이나 인쇄매체 마저도, 그 영향력을 급격히 잃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J.D 파워의 조사 결 과중 렉서스가 11년 연속 최고의 신뢰성을 보였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고, 현대가 높은 품질을 이룩 했다는 것은 놀라운 소식이긴 하지만, 이 소식을 다루는 기사들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것이 현대의 지난해 높은 품질 결과가 바로 판매나 현대의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이제는 이러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자동차 잡지이자 새로운 영향력을 가진 매체로 급 부상 하고 있다.
Edmunds.com 은 인쇄매체보다 먼저 자동차 업계 전반의 소식을 전달 받을 정도로 영향력을 가진 위치로 떠오르고 있고, 인터넷 게시판이나 오프라인의 매장에서도 Edmunds.com 이나 컨슈머리포트 사이트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다못해 기존 미국의 중고차 가격의 지표로 삼았던 케리 블루북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이러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제시하는 평균 거래 가격들이 새로운 가격 산정의 지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미국 소비자들은 개성, 고성능, 고품질, 별 5개등급의 안정성을 가지고, 딜러십에 서비스를 하러 갈 필요가 없는 신뢰성이 높은, 적당한 가격의 (싼 가격이 우선이 아니라 적당한 가격이 우선이다.) 차들을 원하고 있다.거기에 무이자 할부와 많은 리베이트라면.. 금상첨화겠지만 말이다.

일본 메이커들은 개성을 잘 표현해야 한다는 부분과, 고성능의 부분에서 점수를 잃고 있다.
미국 메이커들은 품질과 신뢰성에서 점수를 잃고 있다.
유럽 메이커들은 신뢰성과 가격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한국 메이커들은.. 아직 개성과, 성능, 품질, 신뢰성, 가격에서 점수를 잃을만한 여지도 가지고 있지 않다.
(개선이 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이야기이므로...)

딜러들은 요 몇년간 너무나 장사를 하기 힘들어 졌다고 이야기 한다. 새 차를 팔아도 뻔하게 인보이스와 리베이트 상황을 다 알고 있는 고객들에게 장난을 치기도 힘들고, 중고차를 팔아도 이득이 박하게 남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딜러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존 20~30년동안 쌓아온 자동차 업계의 관행과 문화를 송두리채 바꾸고 있다. 그리고 그 바뀌어 가는 오래된 문화에 '막차'를 타고 있는 것이 생존의 법칙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