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각국으로 확산 우려…신속대응은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 대규모 리콜이 수년 전 도요타 리콜 사태 같은 대형 악재로 커질지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비 과장은 도요타와 달리 안전과 직결되지는 않는 문제였고 현대·기아차가 자발적인 조정과 보상에 나서면서 판매 급감 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해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이 지적한 부분은 브레이크등 스위치나 에어백 결함으로 연비와는 크게 다른 문제인데다가 해당 차종이 다양하고 차량 수가 많아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NHTSA에 따르면 2007∼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 쿠페, 산타페, 소나타, 투싼, 베라크루즈 등 현대차 모델과 옵티마, 론도, 세도나, 쏘렌토, 쏘울, 스포티지 등 기아차 모델에서는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도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거나 제동장치를 밟아도 '크루즈 콘트롤'(정속주행장치)이 해제되지 않는 등의 결함이 발견됐다.
2011∼2013년 생산된 현대차 엘란트라는 사이드 에어백이 부풀 때 천정부 내 지지대가 이탈함으로써 탑승자들에게 부상의 위험이 있어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NHTSA는 지난해 서포트 브래킷이 떨어져 나가면서 운전자의 귀를 자른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사례가 많지 않더라도 일단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안전상 심각한 문제이며 브레이크등과 크루즈 콘트롤 결함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도 리콜 사태 이후 세계 시장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도요타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요타는 2009∼2010년 가속페달 결함으로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1천만 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한 바 있다.
2011년 초 가속페달 오작동으로 미국에서 시행한 리콜까지 포함하면 도요타가 2009년 하반기 이후 세계적으로 리콜한 차량은 1천400만대에 달했다.
당시 대부분 차량이 운전석 바닥매트 때문에 운전자가 의도치 않게 가속페달이 작동하는 현상을 겪었고 일부 차량은 가속페달 부품에 제조상 결함이 있어 페달이 높은 온도에서 눌러붙는 현상이 발생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당장 미국에서 리콜하는 자동차는 190만대이지만, 세계 각국에서도 리콜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리콜 대상은 크게 늘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구형 아반떼, 기아차 구형 쏘렌토 등 총 16만대가 리콜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리콜 규모는 현재 파악하고 있다"며 "나라마다 법규와 모델이 달라 다르게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도요타 사태와 비교해 현대·기아차가 빠른 대응에 나선 부분은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도요타 사태 당시에는 차량 결함과 리콜 자체가 도요타의 신뢰도 추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안전상 문제를 인지하고 리콜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을 끌어 '늑장대응'이라는 오명이 더 큰 타격을 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 당국에 결함이 접수됐으며 이를 신속히 조사해 자발적으로 리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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