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우리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작정한 듯 고개를 들었다. 보좌진들이 준비한 원고는 불과 2~3줄만 읽고 덮어버렸다. 그는 좌석을 가득 메운 임직원들을 향해 '자신만의 얘기'를 시작했다.
3일 오전 8시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강당. 직원들은 신묘년 새해를 여는 시무식에서 예상치 못한 '회장님의 즉석 발언'에 긴장했다. 예년 같으면 5분 남짓 고개를 숙인 채 원고만 읽고 자리를 떴던 정 회장이다.
"내가 맡은 후(1999년 3월 현대차 회장 취임) 12년 동안 이 짧은 기간에 (연간) 575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산업을 깜짝 놀라게 한 성장에 대한 소회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처음 밝혔다.
이어 지난 12년간 '목숨'처럼 애지중지해 온 품질경영으로 화두를 돌렸다. 한 가지 일화도 소개했다. "조지아 공장을 가서 보니까 엔진 장착시키는데 부품이 불합격으로 나왔단 말이지. 당장 차에다가 실어서 한국으로 보내라고 했어. 이런 건 사장이 직접 와서 해결해야 되거든."
하지만 이날 정 회장이 말한 '품질'은 그 이전과는 다소 다른 것이었다. 그는 "시동이 꺼지는 것은 두 번째 문제고 안전은 100% 중요한 상황이니까 앞으로도 강화할 것"이라며 "대수가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이 있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차량의 성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안전성을 확보한 품질'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뤄진 배경도 역시 품질 때문이었다. 그는 "소재가 나쁘면 회사에 손실을 끼친다"며 "좋은 소재를 얻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품질 강화를 위한 조직 문화 혁신도 역설했다. "계속 토론하라", "자주 세미나하고 회의해라"는 주문이 연설 중간 중간에 연이어 나왔다. "사람이라는 게 조직이 잘되면 그만한 평가를 받게 된다"며 철저한 논공행상 의지도 밝혔다.
이미 종심(從心. 70세를 이르는 말)의 나이를 지난 탓일까.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사실 내가 말하는 것은 별게 아니다. 이왕 일할 바에야 자기 일 같이, 더 적극적으로, 핑계대고 미루지 말고, 즉시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마음가짐을 다시 다잡아 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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