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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통계

노스트라다무스 에언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의 평가 

예언가나 점쟁이에 대한 평가는 매우 후하다.



평가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개는 맞힌 사실만 뉴스거리가 되고 떠벌려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언자는 아무래도 16세기에 살았던 노스트라다무스일 것이다.

그는 2차세계대전,케네디 암살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예언했다 하여 유명해진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그의 예언서인 '세기(Centuries)'에서 3000개가 넘는 예언을 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예언의 정확성을 평가하려면 그의 모든 예언으로부터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얼마나 맞게 예언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예언의 정확성을 제대로 평가한다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보통 사람의 예언이 우연히 맞을 경우보다 못할지도 모른다.

어떤 역술인의 점이 몇 %나 맞는지의 여부도 마찬가지로 그가 보여준 모든 점에서 무작위 표본을 뽑아 얼마나 맞혔는지를 검사해야 한다.

그러나 틀린 점을 찾아와 항의하는 사람이 없으니 틀린 표본은 구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점쟁이마다 잘 맞힌다고 떠벌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는 운문(韻文)으로 쓰여 있어 난해하다.

대부분 무슨 예언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예를 들어 '히물러는 히틀러를 말한다'라는 식으로 잘도 해석한다.

예언의 특징은 항상 애매모호하고 아리송하게 표현되는 것이다.

그래야 막상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애매모호한 예언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예언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북한의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몇몇 역술가들이 그것을 미리 예언했다고 해서 한동안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김일성의 죽음은 많은 잡지와 주간지에서(특히 신년호에서) 오랫동안 끊임없이 예언돼 왔다.

그리고 그 예언은 그동안 계속 틀려왔지만 누구도 틀렸다는 사실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누구의 점이 틀렸다는 사실은 뉴스거리가 아닌 것이다.

그러다 그 해에 김일성이 드디어 사망한 것이다.

고령에다 심장병을 비롯한 여러 질병에 시달리는 김일성의 죽음은 태아의 성별을 맞히는 것보다 확률이 높은 것이다.

틀려도 누가 확인하려 하지 않는 우호적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단지 매년 그런 예언을 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 사업적인 수완(?)만 있다면 유명해지는 것이다.

김일성의 죽음을 맞혔다는 점쟁이들에게 언론은 너도나도 김정일의 앞날을 물었고 각자는 자기의 예언을 내놓았다.

그 예언들에 따르면 지금쯤 김정일은 실각을 했어야 하는데 아직 김정일은 자리에 남아 있다.

그리고 역시 그들의 김정일에 관한 예언이 모두 빗나갔다는 사실은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당시 김일성의 죽음을 적중시켰다고 하는 한 무속인이 쓴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무속인은 '최영 장군,돌아가신 전직 대통령 등의 계시'를 받아 몇 가지 예언을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 장군의 상품성(?)이 높아서인지 신들린 사람들마다 일단 최영 장군이 씌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이 무속인은 유명세 덕분에 점 봐주는 사업이 앞으로 2년 후까지 예약이 밀려 있었다고 하니 바야흐로 점쟁이도 스타 시대가 도래했나 보다.

그런데 대기업의 임원들이나 유명한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이 무속인의 경제상황 예측을 참고하라고 이 책을 읽도록 권유받았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고는 너무나 놀란 적이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앞날에 대해 나약하고 비논리적이 되는 것이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엘리트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이 책을 구하려고 소동을 벌였다는 사실에는 그저 연민을 느낄 뿐이다.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서 있다고 자랑하는 나라가 큰 사건,경제예측,정치체제 등을 논할 때 몇몇 점쟁이의 예언을 참고한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더욱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들을 앞다퉈 등장시키는 것은 스스로를 3류 주간지 정도의 수준으로 낮추는 행동이다.

파울로스(John A Paulos) 교수는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빗대어 표현했다.

"유명한 실험자인 반 둠홀츠(Van Domholtz)는 벼룩이 가득 들어 있는 병에서 벼룩을 조심스럽게 한 마리 꺼내 살짝 그 벼룩의 뒷다리를 잘라낸 뒤 큰 소리로 벼룩에게 뛰라고 명령한다.

그는 벼룩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하고는 똑같은 실험을 다른 벼룩에게 한다.

모든 벼룩에게 실험을 마치고 나서 그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뒤 그는 '벼룩의 귀는 뒷다리에 있다'는 결론을 자신만만하게 내린다.

물론 어리석은 결론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분명하지 않은 맥락에서 유사한 결론이 선입견으로 가득찬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결론을 받아들이는 것과 3500년 전에 죽은 사람의 신(神)의 계시를 받아서 예언을 한다고 주장하는 여인의 말을 믿는 것과 어느 것이 더 어리석은 것인가?"

삼풍백화점이 붕괴됐을 때 그런 불행한 참사현장에서 이스라엘의 초능력 소년의 영감을 받았다는 수십명의 자칭 도사들이 생존자 위치를 알려주겠다고 난리법석을 떨었고 이런 사실이 언론에 커다랗게 보도된 적이 있다.

이런 장면을 보고 "아무렇게나 떠벌려대고 자신들이 점찍은 곳에서 생존자가 나왔다고 선전하겠다는 것 아닙니까"라고 한 현장 구조대원은 말했다고 한다(OO일보,1995.7.14,20면).그 많은 영감이 넘치는 사람 중에서 이 불행한 사고를 미리 예방하라는 영감을 받은 사람이 왜 없었는지 의아할 정도다.

그 현장 구조대원의 말은 다음의 한 역술인의 광고에서 보듯이 곧 사실로 드러났다.

"삼풍백화점 붕괴 및 생존자 위치 예언,김일성 사망 예언,고베 대지진 예언,여소야대 예언.

삼풍백화점 사고현장에서 초능력의 세계 1인자 '오렌'군과 맞대결해 박승현양의 생환기적을 족집게처럼 맞혀 예언철학자의 역할을 보여주신 XXX 선생이 제공하는 운명철학…."(OO일보,1995.12.11,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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