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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총각네 야채가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총각네 야채가게"라는, 서울에 8개의 지점이 있고 80여명의 총각들이 일하는 18평의 조그만 야채가게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조그만 점포가 대한민국에서 평당 최고 매출액을 올린다는 것. 거기에다 직원들의 월급은 잘 나가는 대기업 수준이며 5년 근무한 어떤 직원은 해외연수의 기회를 활용하여 벌써 15개국 연수를 다녀왔다.

특히 이 가게는 문을 열기도 전에 손님들이 줄을 서며 문을 연 동안에는 사장이 교통정리를 할 정도. 또 물건이 오후에 다 팔리면 더 이상 장사를 하지 않고 문을 닫는다. 이러한 놀라운 성공으로 이 조그만 야채가게는 이미 벌써 몇 번이나 TV에 소개되었을 정도이다.

 

여기에는 이 가게의 주인인 이영석 씨의 독특한 이력과 노력도 한 몫을 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이벤트 회사에 취직하였으나 능력보다는 편법이 판치는 기업문화에 좌절하고 그만두었다. 땀 흘린 만큼의 대가가 보장되는 보람된 일을 찾던 중, 마음이 끌리는 대로 장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이른바 ‘총각네 야채가게’의 주인이 된 이후, 최고의 맛과 신선도가 있는 물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날마다 가락동 농산물 새벽시장을 찾아 일일이 잘라보고 먹어 보는 등 온갖 헌신과 분투를 감수하였다. 그리하여 ‘장사만큼 정직한 게 없다”는 그의 지론처럼 모험과 분투를 감행한 후, 지금 풍성한 열매들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이 책 <총각네 야채가게>에는 동네 구멍가게에서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은 물론 4, 50대 직장인들까지 모두가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 즉, 이들의 성공 비결이 다름 아닌 즐겁고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것에 있다는 점. 이 가게의 사장을 포함하여 전 직원들이 뿜어내는 싱싱하고 활기찬 생명력은 그들이 단순히 야채나 과일을 파는 게 아니라 자신의 꿈을 팔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게다가 이렇게 신명 나게 일하는 젊은 총각들을 보며 손님들도 덩달아 삶의 활력을 얻으니, 가게는 항상 문전성시를 이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직원들의 에너지가 야채가게를 평당 최고 매출액을 내는 가게로 성장시킨 것이다.

 

결론적으로 청년실업이 해마다 증가하고 취업난 사상 최악에, 불경기 같은 요즘에 이러한 조그만 가게의 성공담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의 비결은 다름 아닌 즐겁고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것이다.

이러한 야채가게의 신나는 전략과 직원들의 열정은 규모를 막론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와 직원들, 취업이 아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생의 열정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2. 이영석의 성공 할 수밖에 없었던 5가지 이상 이유

 

① 이영석 사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장사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도입했다.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파는 것이다. 바나나를 팔 때는 원숭이를 옆에 앉혀 놓고, 과일이나 채소 이름 하나에도 차별화를 주기 위해 재치있는 문구를 적어놓는다. 그리고 직원들은 매일 난타 같은 즉석 공연을 보여주며 손님을 즐겁게 한다.

② 품질을 직접 확인하여 구입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이영석은 일명 ‘칼잡이’로 통한다. 이 별명을 얻게 된 과정에는 오늘날 이영석이 야채 장수로 성공하게 된 이유가 담겨 있다. 이영석은 초창기에 과일이나 채소를 모양만 보고 샀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품질이 많이 떨어져 속이 상하곤 했다. 과일을 사면 박스 밑바닥에는 썩고 상한 과일들이 깔려 있기도 했다. 팔지도 못하고 바로 갖다 버려야 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이영석은 자신이 직접 맛을 보고, 상자를 뒤집어 밑바닥의 과일을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벽에 과도 하나 달랑 들고 가락시장으로 간 이영석은 1500개의 과일 도매 가게를 차례로 방문해 과일을 쪼개 맛을 보았다. 대량으로 물건을 파는 도매상에서는 원래 맛을 보고 사는 법이 없었다. 사든지 아니면 그냥 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나자 마침내 상인들이 그를 인정했다. 이제는 과도를 휘날리며 시장을 돌아다녀도 그를 제지하는 상인이 없다. 이영석은 한 번 구매하면 대량을 구매하며, 결제도 현장에서 바로 해주기 때문에, 상인들이 모셔야 할 고객이 되었다.

이제 상인들은 멀리서 이영석이 오는 것만 보아도 불안해지고, 그가 칼을 들어 과일 맛을 볼 때는 어떤 평가를 내릴지 조마조마하다고 한다. 맛이 없으면 도매 상인이 맛이 없다고 먼저 털어놓는다.

 

③ 재고가 남지 않게 계획을 가지고 물건을 구입

총각네 야채 가게에는 재고가 없다. 그렇다면 그 날 들여올 분량을 어떻게 알아내는 것일까.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다. 주변 학교에서 소풍을 간다고 하면 시금치·단무지·김 등을 많이 들여놓는다. 주변 아파트에서 바자회가 열린다고 하면, 거기에서 취급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구매 수량을 줄인다. 비가 온다고 하면 부추나 파를 더 많이 구매한다. 파전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재고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이 가게에서는 그 날 팔 수 있다고 생각한 양의 90퍼센트만을 구매한다. 예기치 못한 변수로 팔리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있으면 주변 식당에 저렴하게 판다. 그렇게 모든 상품은 재고 없이 완전히 그 날로 소진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가게는 생선을 취급하지만 그 흔한 냉장고가 없다. 모든 생선은 그 날을 넘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④ 일에 대한 프로 근성으로 다가간다.

총각네 야채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1년에 200여 명이 일하겠다며 찾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별로 버티지도 못하고 돌아간다. 즐겁게 일하는 겉모습과는 달리 일이 쉽지 않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할 일이 많다.

그런데 일 외에도 어렵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야채 가게에 대한 낮은 인식이다. 이영석은 야채 장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야채를 파는 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직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그는 직원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있다.

일정한 경력이 쌓인 직원에게는 새로운 점포를 차려 주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해외 연수도 보내 준다. 현재 여덟 개의 야채 가게가 ‘자연의 모든 것’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다.

힘들어하는 직원에게는 과감하게 휴가를 준다. 하지만 이영석은 일요일을 빼고 하루도 쉰 적이 없다. 그렇다고 몸이 강철 같아서 결근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한번은 위염을 심하게 앓은 적이 있었다. 입원해야 할 정도였는데, 병원에 누워 있다가도 새벽에는 가락시장으로 나가서 물건을 고르고 사들였다. 그리고 다시 병원에 가서 누웠다. 그렇게 15일 동안 병원에서 출퇴근하니까 나중에는 병원에서 그만 나가라고 했다고 한다. 맹장 수술을 받았을 때도, 일주일은 누워 있어야 하는 것을 이틀도 채 안 돼서 퇴원하기도 했다. 그만큼 일에 대한 프로 근성이 강하다.

 

⑤ 일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일을 즐긴다.

장사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하는 이영석은, 어떤 일을 선택하는 기준이 ‘그 일을 즐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즐길 수 없는 일은 오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일을 즐길 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즐길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 이영석의 생각이다. 하지만 ‘하던 일을 어떻게 쉽게 바꾸겠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여기에 대해 이영석은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그건 용기가 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전 각종 레포츠를 즐기는데, 스쿠버다이빙을 10년 동안 해왔습니다. 그런데 10년 전에 시작할 때만 해도 스쿠버다이빙을 할 여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판매하는 가게를 찾아가서, 일하겠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일을 해주고 대신 스쿠버다이빙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골프가 돈이 많이 든다고 하지만, 전 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용기입니다. 돈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어떤 분야든지 과포화 상태입니다. 도화지에 비유하자면, 예전에는 흰색 도화지여서 점을 찍으면 점이 나타나지만, 지금은 검정색 도화지라서 검정색을 찍어도 표가 나지 않습니다. ‘나’라는 색을 드러내려면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노력과 색다른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검정색 속에 묻히면 안 됩니다. 세상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쉽게 얻으려고 하니까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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