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메이저 업체들 간에 이합집산으로 지난 수십년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온 ‘빅3’의 세력판도도 급변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특징은 친환경 기술 개발에 따른 막대한 연구개발비 부담을 나눠 지고 신시장·신기술 개발에 따른 취약점을 보완하는 ‘그룹화’ 움직임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일본 닛산자동차와 프랑스 르노, 독일 다임러가 자본투자를 포함한 포괄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제휴에는 10% 안팎의 주식을 상호 보유하는 지분 교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형차 및 친환경차 기술 공유와 부품조달 협력도 논의 대상에 들어있다.
이번 제휴가 성사되면 세계 2위인 도요타에 이어 3위의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닛산·르노·다임러 연합이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2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에는 세계 3위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이 9위인 일본 스즈키를 인수하며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주도한 폭스바겐은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스포츠카 업체인 독일 포르셰에 이어 소형차에 강한 스즈키를 인수한 것이다.
GM, 포드, 크라이슬러로 대변되는 미국 ‘빅3’ 업체의 몰락 이후 폭스바겐·스즈키, 도요타, 르노·닛산·다임러의 새로운 ‘빅3’가 탄생한 셈이다. 이 같은 자동차업계의 그룹화 배경엔 첨단 신기술 개발에 따른 막대한 연구개발비 부담이 한몫을 하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학)는 “미래형 친환경차와 급변하는 자동차 제조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 게 이 같은 제휴의 기본 논리”라고 말했다. 또 “최근 자동차 업체 간 제휴는 6개 대형 업체만 살아남는다는 절박감에서 시작된 1990년대의 초대형 인수·합병이나 이에 대한 실패를 교훈 삼아 2000년대에 진행된 소규모 전략적 제휴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방’으로 치부된 중국 차 업계의 부상도 지각변동의 한 축이다.
상하이차는 최근 인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GM과 1억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지리자동차는 호주의 변속기 업체인 DSI를 인수한 데 이어 중국 국영투자회사와 함께 스웨덴 볼보 인수를 추진 중이다. 중국의 중장비업체인 쓰촨텅중중공업은 GM과 ‘허머’ 브랜드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거대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올라서며 중심국으로 진입했다.
이런 가운데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와 도요타의 행보도 주목된다.
현대·기아차는 도요타식 성장모델을 거울삼아 최근 수년 사이 미국·중국·유럽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증설하며 세계 5위권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에 60만대 규모의 공장을 준공하며 해외에서만 300만대의 독자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도요타도 GM과의 미국 합작법인을 폐쇄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러나 세계 메이저 업체들이 포괄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현대·기아차도 이에 대비한 기술개발 및 생산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는 “글로법 업체들의 제휴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강한 경쟁자의 탄생을 의미해 조직의 집중력과 효율성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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